눈물이 나도록 살아라

by 전장규 (06) posted Mar 11, 2015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따뜻한하루
눈물이 나도록 살아라
0311_1.jpg

36세의 나이로 대장암 진단을 받고 세상을 떠난
영국인 샬롯 키틀리가 죽기 전 마지막으로 블로그에 작성한 글입니다.
그녀는 두 아이의 엄마였습니다.

살고 싶은 나날이 저리 많은데, 저한테는 허락하지 않네요.
내 아이들 커가는 모습도 보고 싶고,
남편에게 못된 마누라도 되면서 늙어보고 싶은데,
그럴 시간을 안 주네요.

"죽음을 앞두니 그렇더라고요.
매일 아침 아이들에게 일어나라고,
서두르라고, 이 닦으라고 소리소리 지르는 나날이 행복이었더군요."

살고 싶어서, 해보라는 온갖 치료 다 받아봤어요.
기본적 의학 요법은 물론, 기름에 절인 치즈도 먹어보고
쓰디쓴 즙도 마셔봤습니다. 침도 맞았지요.

그런데 아니더라고요.
귀한 시간 낭비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장례식 문제를 미리 처리해놓고 나니
매일 아침 일어나 내 아이들 껴안아주고
뽀뽀해줄 수 있다는 것이 새삼 정말 감사하게 느껴졌어요.

얼마 후 나는 그이의 곁에서 잠을 깨는 기쁨을 잃게 될 것이고,
그이는 무심코 커피잔 두 개를 꺼냈다가
커피는 한 잔만 타도 된다는 사실에 슬퍼하겠지요..
딸 아이 머리도 땋아줘야 하는데...

아들녀석 잃어버린 레고의 어느 조각이
어디에 굴러 들어가 있는지는 저만 아는데 앞으론 누가 찾아 줄까요.
6개월 시한부 판정을 받고 22개월 살았습니다.

그렇게 1년 보너스로 얻은 덕에
아들 초등학교 입학 첫 날 학교에 데려다 주는
기쁨을 품고 갈 수 있게 됐습니다.
녀석의 첫 번째 흔들거리던 이빨이 빠져
그 기념으로 자전거를 사주러 갔을 때는 정말 행복했어요.

보너스 1년 덕에 30대 중반이 아니라 30대 후반까지 살고 가네요.
복부 비만이요? 늘어나는 허리둘레,
그거 한 번 가져봤으면 좋겠습니다.
희어지는 머리카락이요?
그거 한 번 뽑아 봤으면 좋겠습니다.

그만큼 살아남는다는 얘기잖아요.
저는 한 번 늙어보고 싶어요.
부디 삶을 즐기면서 사세요.
두 손으로 삶을 꽉 붙드세요. 여러분이 부럽습니다.

==========================================

무슨 말이 더 필요할까요?
내가 가지고 싶은 걸 생각하기보다 내가 가지고 있는 걸
생각해보는 하루가 되기를 바랍니다.


# 오늘의 명언
그대가 헛되이 보낸 오늘은 어제 죽은 이가 그토록 살고 싶어했던 내일이다.
- 랄프 왈도 에머슨 -

Who's 전장규 (06)

profile

전 총동문회 사무국장. 6회 동창회 총무

 

우리는 영일! 하나다! 모두다! 영일! 영일! 아자~~~


자유게시판

경조사게시판을 별도로 오픈하였습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수
116 따뜻한 목소리 전장규 2014.09.01 1798
115 두 여배우의 아름다운 우정 전장규 2015.03.13 186
114 두 개의 거울 전장규 2014.08.25 1635
113 동창생들에게.. 1 전장규 2013.12.04 3768
112 동문회보를 찾습니다. 1 관리자 2014.07.01 2286
111 동문체육대회갤러리를 보고 함께 즐거웠습니다! file 조재일 2017.05.30 305
110 동문소모임 분류에 기수모임부류따로 해주시던가 아님 중분류로 김경준 2017.12.22 253
109 동문소모임 게시판 활용안내 7 관리자 2013.05.10 6493
108 동문들의 숙원이었던 장학재단 설립. 전장규 2013.12.02 3660
107 동문 선배님들께 감사드립니다. 1 file 오치훈 2018.05.15 354
106 동문 대리운전 업체 소개 전장규 2015.10.29 325
105 도마뱀의 기적 전장규 2015.05.04 99
104 당신이 오늘 상처받은 이유는 전장규 2014.08.11 1942
103 당신의 묘비명 전장규 2014.12.19 1219
102 당구장 운영하는 동문계실까요? 전장규 2015.01.27 907
101 다음검색/영일고총동문회 , 영일고총동창회, 영일고등학교총동문회, 영일고총동창회 4 김경준 2017.12.18 573
100 다들 그렇게 한단다 전장규 2015.06.03 111
» 눈물이 나도록 살아라 전장규 2015.03.11 233
98 누나의 행위 전장규 2013.08.14 3739
97 누구나 잘못을 저지를 수 있습니다..하지만, 전장규 2015.07.01 125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Next
/ 14
서버에 요청 중입니다.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