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혜미 기자] ‘황우석 사태’ 논란에 휩싸여 사퇴한 박기영 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과학기술혁신본부장 후임으로 임대식(52) 한국과학기술원(KAIST) 생명과학과 교수가 31일 임명됐다. 박 전 본부장이 사퇴한 지 20일 만이다.

임 본부장은 평소 국내 연구비 체계를 개혁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여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국가 R&D 투자비용은 세계적인 수준이지만 배분이 적절히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 평소 KAIST 내에서도 젊은 과학자 모임을 통해 이같은 내용을 자주 토론해왔다는 것이다.

교수로서는 학생들과 자주 이야기를 나누며 소통에 힘써온 것으로 전해졌다.

문 대통령과 직접적인 인연은 알려져있지 않다. 다만 임 본부장은 문 대통령의 씽크탱크인 ‘정책공감 국민성장’의 과학기술분과위원으로 활동한 경력이 있다.

청와대는 임 신임 본부장 임명에 대해 “암 억제 유전자 기능을 규명한 생명과학 권위자로 뛰어난 연구역량과 관리역량을 겸비했다. 기초과학기술 발전을 위한 연구지원체제를 구축하고 과기분야 혁신을 이끌 적임자”라고 설명했다.

과학계에서는 청와대가 박 전 본부장의 불명예 퇴진을 의식해 무난한 인사를 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과학계의 한 관계자는 “임 본부장은 연구자로서 훌륭한 업적을 세우신 분”이라며 “다만 4차 산업혁명과 관련한 혁신보다는 연구비 배분에 치중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부의장에 염한웅(51) 포항공대 물리학과 교수를, 국가과학기술심의회 위원장에 백경희(61) 고려대 생명과학부 교수를 각각 임명했다.

김혜미 (pinnster@edaily.co.kr)